Serienz의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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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부서 송년회 때, 식당 인근의 와인샵에서 같은 와인을 샀었더랬습니다. 보졸레 빌라쥐라고는 해도 무려 7년 묵은 빈티지였고, 가격도 2만원 초반대였던 기억이네요. 아무 생각 없이 신기해서 샀었고, 그 자리에서 냠냠 마셨던 기억입니다.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동일한 와인을 한병 더 구입했다가 이번에 따봤습니다.



로피또 보졸레 빌라쥐 2010 빈티지(Ropiteau Beaujolais Villages 2010) 입니다. 구입가는 마찬가지일 거고, 회사 서랍에 한참을 굴러다니다가 셀러에 옮겨왔었습니다.


굴려서인지, 따자마자 오래 묵은 보르도, 혹은 바롤로에서 나오는 쿰쿰한 느낌이 아주 잠깐 올라옵니다. 그 다음으로는 산미를 있는 대로 자랑하는 까베르네 쇼비뇽 같은 향, 아울러 고생을 많이 했다고 어필하는 듯한 쌉쌀하면서도 싱거운 내음과 두서없이 튀는 산미감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렇다 할 보졸레의 느낌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만, 살짝 물탄 듯한 느낌은 있습니다. 도수는 12.5%네요.


입안에서는 그야말로 맹물. 산미감만 빵빵 돌아다니고 아무런 느낌이 없는 맛입니다. 레몬을 띄운 물 같다고나 할까요. 미세하게 남은 포도의 기운은 와인임을 어필해보지만 그마저도 금방 사그라들어, 마치 늙을 대로 늙어서 이젠 눈을 뜰 힘도 없는 노인의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이리뛰고 저리뛰는 산미만 남았고 포도껍질같은 쌉쌀함이 어우러져 씁쓸하고 시큼한 술이다 라는 느낌만 남았습니다. 작년에 마실 때는 이것보다는 더 나았던 듯한데, 역시 가메 품종을 서랍에서 굴린 제 잘못인 걸로 해야할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