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nz의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지난 10월 13일, 한남동의 산수화 에 다녀왔었습니다. 스시효에 산수화를 거쳐서 레스쁘아로 마무리했던 날이었지요.

업장 사진은 다음번에 올리고, 오늘은 마셨던 차의 느낌을 먼저 공유할까 합니다.



맨 처음에 즐긴 차는 자리를 약간 기다리느라(예약을 하지 않았어서, 5시에 오시기로 한 손님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전에 한 30분 정도 기다렸었습니다. 그 분들이 오시기 전에 다른 분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면 앉을 수 있는 상황이었죠.) 옆에 앉아있는 동안 받았던 차입니다. 캐러멜 향이 살짝 올라왔고, 입 안에서는 현미녹차와도 같은 고소한 곡물류의 느낌에 홍차 특유의 질감이 함께했네요. 현미홍차 라는 제품이 있다면 이런 맛이지 않았을까 합니다. 우롱차 같은 느낌도 있었습니다. 메뉴판을 찍지 않았는데, 메뉴판의 가장 뒷쪽에 Ice 로 제공하는 차 중의 하나였던 기억입니다. 물론 제공받을 때도 Ice 로 제공받았었네요.



두 번째는 동행인이 주문한 정총철관음 입니다. 우려내기 전 차에서부터 벌써 녹차의 향에 견과류, 아스라히 꿀의 향이 올라옵니다. 잘못 보면 가향차 같을 수도 있겠네요.


차의 맛으로는 녹진하게 우려낸 녹차의 느낌, 코 안쪽부터 깊숙이 휘돌아나오는 느낌이 따숩고 참 반갑습니다. 그러면서도 암반 사이를 긁어내려온 듯한 물에서 느껴지는 미네랄리티가 쟁쟁하네요. 입안에서는 마치 바스락거리는 모래를 씹은 듯한 광물질의 미네랄이 느껴지고, 심지어 미세하게나마 와인에서 올라오던 타닌감마저 느껴집니다. 차이니 카테킨이라고 해야할까요. 녹녹하던 녹차의 느낌은 입 안을 농밀하게, 마치 꿀을 부어넣듯 진득하니 입안을 채우면서 쌉쌀하지만 쓰지 않은 달근달근한, 마치 뿌리채소를 조근조근 씹어서 나오는 달큰ㅆ바쌀함이 입 안을 한가득 채우면서 뒷맛을 달큰하게 이끌어냅니다. 



세 번째는 제가 주문한 오동단총, 지명이기 때문에 우동단총이라고도 읽는 그것입니다. 우려내기 전 잎에서는 화사한, 잘 만든 드라이 플라워에서 나올 법한 화려한 향취가 올라옵니다. 프렌치 스타일의 가향차에서 나오던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러면서 은근하게 고구마 같은 향기가 있는 것이 동양이다! 라는 주장은 하는 듯합니다. 잠시 후에는 떨어진 꽃잎, 낙엽에서 맡을 법한 고릿하면서도 진득하니 달큰한 향취가 있네요.


입 안에서는 오히려 직선적입니다. 군고구마 껍질에서 나오는 듯한 달큼하고 쌉싸래한 느낌. 쌉쌀함은 생각보다 강하고, 이런 맛이면 왠지 지방분해가 잘될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 만큼 쌉쌀함이 살아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8월 말에서 9월 중순쯤의 계절, 가을로 넘어가는 화려한 낙엽들이 어우러지는 계절을 연상케 하는 맛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았는데 동행인은 정총철관음이 좋았다고 했고, 저도 고소한 뒷맛으로는 정총철관음이 더 나았었네요. 다만 4인 이상이 모여서 담소를 나누면서 마신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지일 듯했습니다. 고루고루 두루 맛보는 것이니까요.



마지막은 노총수선 입니다. 총 이라는 한자가 류 인가 싶었는데, 무이암차의 한 종류에 속하는 노총수선 이라고 알려 주셨습니다. 앞의 둘과 다르게 개별 파우치? 로 포장되어 있어서 인스턴트 느낌도 살아 있었는데, 차의 느낌은 철관음과 유사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은근한 미네랄리티가 찻물에서도 풍겨나오는 것이 이것도 오동단총처럼 호불호가 있을 법하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미숫가루, 코코아, 율무차. 특히 율무차에서 올라오는 곡물향이 강렬했습니다. 주인분께서도 율무차와 연관이 있다고 설명해 주셨네요. 거기에 새콤함과 산미가 살짝 가미되어 있어 전반적인 쓴맛이 고소함으로 마무리지어집니다. 아까의 타닌감(카테킨)이 묘하게 안정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마케팅을 잘 한다면 수험생 차로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