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와인 3종(데위 블랑 드 블랑, 도멘 보노 뒤 마르트레 꼬르동 샤를마뉴 그랑 크뤼, 레 꼬스떼 비노 비앙체또)
지난 번에 라피네(RAFFINE)에 다녀왔을 때, 와인 페어링을 하지는 않았었지만 와인을 한 병 가져갔었습니다. 더불어 업장에서 와인을 한 병 구입했었고, 페어링에 쓰이는 네츄럴 와인을 한 잔 얻어마실 기회가 있었지요.
첫 번째 와인은 샴페인 데위 블랑 드 블랑 2010 빈티지(Champagne DEHU Blanc de Blancs 2010) 입니다.
[와인서쳐 해평가 없음]
배용준, 박수진의 결혼식에서 마신 와인이라는 소개를 받았습니다. 크리스탈와인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블랑 드 블랑 브뤼는 있는데 블랑 드 블랑 2010 빈티지는 없는 게 악간 애매하긴 하네요^^
초반에는 청사과향, 라임향, 청포도향이 방글방글 올라옵니다. 굉장히 전형적인 블랑 드 블랑, 잘 정제되고 다듬어진 와인의 느낌이 듭니다. 블랙 앤 화이트의, 미니멀리즘과 모더니즘이 균형 있게 어우러지도록 잘 꾸며진 인테리어를 보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치고 올라오는 산미가 과하지 않으면서, 청량하고 깔끔한 모양을 만들어주는 듯합니다.
기포는 잔의 상태를 약간 타는 듯했구요. 후반으로 갈수록 토스티함, 이스티함, 크리미한 느낌이 치고 올라오는데 그리 강하지는 않습니다. 산미가 꽤 든든하게 구조를 받쳐주고, 온도가 내려갈수록 유질감이 올라오면서 나름 묵직한 맛도 이끌어냅니다. 특히 아스파라거스가 나왔을 때 아주 잘 어울렸네요.
두 번째 와인은 도멘 보노 뒤 마르트레 꼬르동 샤를마뉴 그랑 크뤼 2008 빈티지(Domaine Bonneau du Martray Corton-Charlemagne Grand Cru 2008) 입니다.
[와인서쳐 해평가 183,512원]
샴페인을 마시는 동안, 이 와인에 대해서 공부하신 소믈리에분께서 말씀하시기로는 08빈티지까지는 옛 주인이 만들었고, 지금은 미국인 사업가 Stanley Kroenke에게 매각되었다고 합니다. 아울러 해당 도멘은 꼬르동 샤를마뉴, 꼬르동의 두 개 그랑 크뤼만 만들고 있다고 하네요.
첫 향에서는 마치 미국 샤도네이처럼 버터리한 느낌, 견과류 기름의 노곤한 향이 훅 올라옵니다. 그러면서도 산미감과 유질감이 균형을 맞추는 것이 잘 만들었다 싶은 생각이 들었네요. 고속버스터미널 신세계 백화점에 딱 한병(그것도 저 빈티지로) 있던 걸 사온 터라 아쉬움이 있습니다.
입안에서는 읭? 하고 놀랄 만큼, 미국 샤도네이를 생각했는데 전혀 다르게도 산미가 어우러드는 것이 부르고뉴 블랑의 느낌을 확 살려줍니다. 하얗고 작은 꽃의 느낌, 코코넛을 아삭 하고 씹었을 때의(최근 꼬꼬넛치킨에서 느꼈던...코코넛 향과 맛......) 느낌에 오히려 더 신선하고 맛있게 마셨던 기억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견과류의 고소함이 배가되면서, 동시에 산미도 꺾이지 않으니 새초롬하고 도회적인 느낌을 계속 유지시켰습니다.
세 번째 와인은 레 꼬스떼 비노 비앙체또 2014 빈티지(Le Coste Vino Bianchetto 2014) 입니다.
라피네에서 취급하는 이 와인은 스와니예에서 하우스 와인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한 등급 윗등급이라는 소믈리에분의 자부심 있는 소개를 들었습니다. 향과 맛, 색상이 굉장히 신선한 와인이었으나 이미 둘이서 두 병을 마신 상태에서 받았던지라 조금 더 섬세하게 느끼지 못해서 미안했던 와인입니다. 다음 번에, 따로 한병 시켜보거나 구입해보고 싶었습니다.
기억나는 느낌으로는 향에서는 굉장히 도회적인 느낌이었으나 맛은 향과 상당히 달라서 놀랐던 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