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VS 박원순, 박원순 VS 강용석
Serienz의 일상2012. 2. 1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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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는 정치 카테고리에 대해 지극히 무지함을 미리 밝히는 바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하 박원순)과 강용석 국회의원(이하 강용석)은 최근 심심치않게 언론에 대결구도로서 등장하고 있는 듯합니다. 제가 자주 가는 학교 커뮤니티의 자유게시판에만 하더라도 여러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이라거나 강용석의 블로그에 게시된 내용을 전달해주시는 분들이 있고요. 정치에 문외한인 제게는 단지 코멘터리를 안하고 있을 뿐이지, 어느 쪽의 이야기이건 그저 볼 수 있게 해주신 것에 감사할 일이지요.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다음 두 가지가 크지 않나 합니다. 하나는 [왜 박원순은 아들의 재검을 하지 않는가] 이고, 다른 하나는 [왜 강용석은 고발하지 않는가] 라고 하겠네요. 둘이 걸어온 길은 다르지만, 둘 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고 사회활동이건 정치활동이건 일련의 조직체 안에서 특정한 목적을 위해 수많은 Negotiation과 Deal을 해온 입장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수많은 가치판단의 과정과 이를 통한 의사결정을 해왔다는 의미입니다 - , 둘이 현재 두고 있는 수를 하나의 거대한 바둑판이라고 볼 수도 있을 듯합니다. 다만 이 바둑판은 현실의 대국에서 훈수가 금기시되는 것과 다르게, 수많은 주변인으로부터 이런저런 훈수를 받으며 거의 몇몇 부분에서는 자기의 의사와 상관 없는 수를 두기도 한다는 점이 다르겠군요.
제가 보는 관점에서 박원순은 크게 두 가지 전략에 한 가지를 추가하여 구사하는 듯합니다. 하나는 지지층을 결집하고 확고하게 하겠다, 즉 어느정도의 손실을 내어주더라도 이미 확보한 집을 명확하게 지키겠다는 수성적인 전략입니다. 정치판이라는 것이 제가 알기로는 어디에서나 적을 두지 않고 중립적인 측면을 지키는 것은 마치 재정학에서의 중위투표자 모형처럼 자칫하다간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네말도 옳고 너말도 옳도다의 모습이 될 수가 있고, 이는 절대 긍정적이지 못하니까요. 어느정도 색채성을 띌 필요가 있는 입장에선 지금처럼 외견상 공격을 당하는 듯하지만 이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특정 성향의 반대성향이라는 갑옷을 입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입니다. 지지자들을 상대로 밀당을 하고 있다고 해야할까요.
다른 하나는 강용석과, 은연중에 강용석에게 줄을 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세력을 한 번에 보내버리려는 전략입니다. 마치 바둑에서의 축과 같이 줄줄이 갈 수 있도록 흐름을 만들고 나중에 거대하게 탁 잡아내겠다는 요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일부러 집의 허술한 부분을 노출시키고 덥석 물기를 기다린다고나 할까요. 자신이 100% 떳떳할지라도, 즉 무조건 이길 수 있을지라도 특정 상황에서는 일부러 지는 것처럼 보이면서 적을 방심케 할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스타크래프트에서 상대방을 아예 Eliminate 시키겠다는 생각이면 일부러 자신의 자원수급 등을 숨기면서 관광을 시전하듯이요. 특히 이 방법이 빛을 발하는 것은 총선 이후에 공개하는 것입니다. 총선때까지 열심히 상대방의 공격을 받으면서 지지층이 깎여나가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총선 이후 - 물론 이는 총선에서 이기던 지던 상관없다는 전제하의 일입니다만 - 대거 역전패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과거 이회창씨의 전례에서도 있었듯이, 떳떳한 상황이었는데 공격해서 지지층이 떨어져나가게 했다! 라고 어필한다면 강용석의 입지는 상당히, 경우에 따라서는 거의 재기불능의 타격을 받을 겁니다. 이는 은연중에 박원순의 반대진영, 그러면서 강용석을 내치려고 하는 진영과의 커넥션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마지막은 상당히 예견 가능한대로, 꿀리는 부분이 있으니 일단 총선에서 이길때까지는 조용히 있겠다! 라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라면 뭐, 이미 질 판인 듯하니 최대한 질질 끌면서 상대가 악수를 두기만 학수고대하는 형국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반대로 강용석 역시 두 가지 전략에 한 가지를 추가하여 구사하는 듯합니다. 첫째는 빠른 고발과 이를 통한 이슈의 조기종료는 절대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상대가 먹음직스러운 자리를 내어주었지만, 정작 강용석 입장에선 대법원 판결도 그렇고 이래저래 자기가 하나의 트러블 메이커로서 정치판에 남아 있어주어야 한다는 점이지요. 본인의 생명연장을 위해서도 속칭 떡밥이 쉬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적어도 어느정도의 지지층을 만들어내고, 아울러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재기할 수 있도록 해보려는 전략이라고 봅니다. 마치 상대방은 낚시로 미끼를 던졌는데, 정작 물고기는 그 미끼에 몰려드는 다른 고기를 먹으려고 기다리는 형세라고 할까요. 이 생각의 장점은 후일 뻥카로 밝혀지더라도, [의혹이 있는 사람이 정치판에 앉아있으면 안된다]라고 생각했다는 소신으로 남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밑져도 원금의 상당량이 보전될 수 있는 투자라고나 할까요.
둘째는 강용석 입장에서의 역낚시입니다. 이미 충분한 자료와 근거를 가지고 있고 확신하는 입장에서라면, 오히려 지금처럼 살살 얽어내면서 상대를 압박해 들어가는 모습이 상대방을 하여금 더 피말리게 하는 것일 겁니다. 이를 통해 강용석은 박원순의 지지층 중 상당부분과 박원순으로 대표되는 특정 정치세력의 입지를 좁혀들어갈 수 있겠지요. 단기적으로는 충실한 사냥개의 역할을 하면서 팽 당하기 전까지 본연의 활동을 하는 것일 수도 있고, 동시에 팽 당하고 나서도 이러한 이미지는 긍정적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냥 의혹 수준인 것을, 혹은 진실이 어느정도 있다고 해도 일정규모 이상 커지지는 않을 만한 일을 일부러 부풀리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를 통해 강용석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정치판에 고질적으로 남아 있는 병역문제의 근간을 흔들어버리고, 적어도 병역이 깔끔하지 않고는 - 가장 이상적인 것은 거의 무조건적인 현역복무 - 정치판에서 뒷발 잡히지 않고 살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지요. 이는 우리나라의 특수성에서 상당한 지지력을 이끌어낼 것이며, 정치판에서 병역비리자들이 일소되기를 희망하기 때문에 강용석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국민의 사냥개]가 되는 것이며, 어찌보면 가장 정치인의 원형에 다가가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지요. 물론 100% 국민 뜻대로 움직이진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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