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nz의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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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랬동안 포스팅을 안했었네요 ^^ 구글 애드센스를 달았는데, 애드센스 정책에 위배되었다고 정지가 되어서(...) 그 기간 동안 방문을 안 했더니 점점 게을러진 모양새입니다.


이번에 마신 와인은 아래 와인입니다.




이 동네 레이블은...무슨 암구호 같아서 참 해독하기 힘들어요 +_+; ㅋㅋㅋㅋㅋ 그래도 우린 배운 사람이니까, 배운 사람이어야 하니까,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중간에 커다랗게 금대접(ㅋㅋㅋㅋㅋ) 이 있습니다. 이 특징적인 그림은 사실 금대접 혹은 금접시가 아니라 황금 잔이라고 하고요, 이 와인의 와이너리인 도멘 그로 프레레 에 쉘(Domaine Gros Frere et Soeur)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2. 금대접 양 옆의 글씨는, 왼쪽은 황산염이 들어있다는 표시이고 오른쪽은 프랑스산이라고 하네요. 황산염 혹은 아황산염, 무수아황산 등등은 와인이 금방 상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만, 해당 성분은 일부 사람들에게 천식이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주워듣기로는 소위 말하는 [유기농 와인] 에는 이 함량이 적었던가 없었던가 했을 텐데, 그거까지는 잘 모르겠네요 ㅠ_ㅜ


3. 아래 크다랗게 부르고뉴 라고 되어 있습니다. 뭐...당연하게도 부르고뉴 와인입니다.


4. 그 아래로, 오뜨 꼬뜨 드 뉘 라고 되어 있네요. 꼬부랑 글씨이지만 한글자씩 떼어서 보면


오뜨 : [높은] 이라는 형용사의 여성 복수형(프랑스어는 남성형 여성형이 나뉘어 있답니다...)

꼬뜨 : [언덕] 이라는 뜻이구요

뉘 : [밤] 이라는 뜻입니다.


붙이면 밤의 언덕 높은곳? 이 되려나요. 실제로 꼬뜨 드 뉘 지역은, 남북으로 긴 형태인 부르고뉴 지방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꼬뜨 드 뉘, 꼬뜨 드 본, 꼬뜨 드 샬로네즈, 마꼬네이즈, 보졸레 순서로 되어 있구요. 보졸레를 부르고뉴 지역으로 넣던가 안 넣던가는 가물가물합니다만, 아마 뺄 거 같긴 합니다 +_+


5. 그 아래로 겁나 긴.....꼬부랑 글자는...아펠라씨옹(appellation) 부르고뉴 오뜨 꼬뜨 드 뉘 꽁트홀리(controlee) 라고 되어 있고요, 부르고뉴 지방 오뜨 꼬뜨 드 뉘 지역 와인이라는 의미입니다. 신대륙 쪽에서는 와이너리의 지역보다는 소유자, 혹은 품종이 더 중요한 가치를 갖게 되는데요(예시로 로버트 몬다비 우드브릿지 라던가... 아예 자기 이이름을 넣어버리죠 ㅋㅋㅋㅋ), 반면 프랑스에서는 떼루아 라는 용어도 대변되는, 원산지를 중히 여기는 모습이 있습니다. 프랑스 와인의 AOC 가, 지역/재배품종/생산량 등을 엄격히 통제한다는 의미라고 하네요.(네이버 음식백과 ㅋㅋㅋ)


6. 그 아래 더 작은 글자는...하....눈이 아파오네여 ㅋㅋㅋ


프랑스, 꼬뜨도르 도의, 본 로마네 지역의, 도멘 그로 프레레 에 쉘 산


이라고 이해가 됩니다. 마치 대한민국, 경기도, 안양의, OO동 산


이런 느낌일 듯하네요. 세분화할수록 고급진 와인이라고 하는(미국 와인 <<<< 나파밸리 와인) 사실을 되새겨 보며, 뭔가 고급진 느낌을 느껴 봅니다.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한글입니다. 세종대왕님 존경합니다.



겨울만 되면 주부습진(...) 이 가끔씩 생기는 못난 손가락으로 들고 찍은 코르크입니다.



건 반대쪽입니다.




한바퀴 돌려서 찍어봤습니다.



우리는 또 배운 사람들이니, 하얀 종이 깔고 비춰 봅니다. 제가 입고있는 극세사 잠옷이 보이는군요 +_=;;


색이 굉장히 엹고, 마치 오래된 바르바레스코 와인에서 볼 수 있는 호박색도 관찰됩니다. 하지만 투명도가 높아 바르바레스코라고 하기엔 어려울 듯하네요.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만 와인잔에 따라내는 순간은, 연보랏빛의 와인줄기가 물안개와 어우러진 연꽃을 연상시킵니다.


...네, 저 피노누아 좋아해요 ㅋㅋㅋㅋㅋ 사심가득한 후기일수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향을 맡으면, 쨍쨍하니 코를 찔러올라오는 특이한 미네랄리티가 있습니다. 녹슨 자전거라던가 하는 데에서 느껴지는, 혹은 비릿한 피맛이라기보단 방금 대장간에서 벼려 내서 나온 쇠붙이마냥 코를 훅 끼쳐올라오는데, 사시미 같은 것이라기보단 오히려 농기구, 그것도 갈퀴에 가까운 이미지이지 않을까 합니다.


바로 뒤잇는 향은 미네랄리티 속에 감추어져 있다가 슬그머니 올라오는 포도향. 오키한 느낌이 같이 올라오는데요, 맡자마자 연상되는 건 낮은 높이의 포도나무와, 오와 열을 맞추어 관리되는 포도원입니다. 재미있는 건, 그러면서도 엄격하다던가, 너무 딱딱하다던가 하는 건 생각나지 않아요. 지나가다가 [어이쿠 포도가 맛있어 보여서 그러는데 혹시 와이너리 투어 되나여 +_+] 해도 왠지 내쫒지는 않을 거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이랄까요 ㅋㅋㅋㅋㅋㅋㅋ

(이랬는데 완전 깐깐한 아재가 운영하는 곳이면 함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왈링한 후 향을 맡으면 미네랄리티랑 포도맛이 방방 뜁니다. 뭐라고 할까요, 비빔밥인데 참기름 한방울 안들어간 느낌? 실키하게 감싸주는 무엇인가가 있으면 대박이겠다 싶은 아쉬움입니다. 들큰들큰함이 더덕 같은 느낌이예요. 향은 당연히 더덕향이 날 리가 없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쌉쌀달콤한 느낌.


만약 가능하다면, 이 와인을 와인잔에 따른 후 형광등에 가져다 대어, 그 아래로 보세요. 스템(손잡이? 기둥?) 을 잡고 있는 손이, 마치 장미꽃 줄기를 잡고 있는 것처럼 부드러이 물결치는 꽃잎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연한 색상이어서 불빛이 적당히 투과되는 것이 참으로 아름다워요. 다른 와인으로도 다들 시도해보시길! 5월초순의 여리여리한 장미꽃잎 같은 모습이 참 예쁩니다.


입 안으로 흘려넣으면, 산뜻하고 가벼운 질감의 포도즙이라고 할까요. 연하고 빠알간 색상의 베리류 과즙의 느낌이 납니다. 미묘하게 새콤함도 있구요. 입에 잠시 머금노라면 희한하게도 아주 약한 탄산감도 보글보글 느껴지다가 사라지구요, 혀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주는 탄닌감이 있네요. 목넘김 이후에도 끈덕지게 따라붙는 미네랄리티는 약간 아쉽습니다만, 이건 13빈이어서 그럴 듯하다는 생각이면서......


...하....와인셀러만 있었어도 이걸 한 3병쯤 사서 쟁겨두는 건데......


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물론 안 따고 버텼을 거라는 생각이 안 든다는게 함정)


삼킨 뒤로는, 마치 몽라쉐를 마신 것처럼 은은하고 상큼한 산미가 올라옵니다. 만약 제가 이 와인이랑 마리아쥬를 해야 하는 셰프라면


1. 끓는 물에 데쳐서 물기를 뺀 굴에, 치즈 혹은 버터를 살짝 입혀 팬 프라잉한 후 가니쉬로 캐러멜라이즈 양파와 레몬즙

2. 닭가슴살 샐러드

3. 연어 그라브락스(가락시장역 쌜모네키친에서 먹어봤는데 맛있더라고요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