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nz의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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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지난 포스팅으로부터 1달이 넘었네요 ^^ 이번에도 와인 포스팅으로 시작합니다.

그사이에 여러 일들이 있어서... 앞으로도 부지런한 포스팅은 어려울수도 있을듯하여 아쉽지만

그래도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



웰컴 드링크로서 보히가스 까바 브륏(Bohigas Cava Brut)입니다. 협찬이었어요 !! 


대글대글거리는 탄산감과 푸근한 과실향이 어지간한 샴페인보다 훨씬 나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좋은 친구입니다 +_+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느낌. 어느정도 이상 퀄리티의 샴페인들이 가지고 있는 섬세함까지는 갖추지 못했지만, 적어도 까바 그거 별 거 있냐는 사람에게 한번쯤 권해주고 싶어지는 맛과 향입니다.


향보다는 맛이 조금 더 나았던 느낌이구요, 뒷맛으로 슬쩍 데미소다 애플과 같은 씁쓸한 단맛에 묵지근하니 배를 채워오는 탄산감은 감점요인이 되었습니다.



첫 번째 와인입니다. 드니 모르떼 쥬브리 샹베르탕 비에이 비뉴 2011 빈티지(Deins Mortet Gevrey-Chambertin Vieilles Vignes 2011)입니다.


첫 노즈로 훅 끼쳐올라오는 버터함, 밀크초콜릿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뒤이어 통통 튀는 듯 올라오는 굵직한 향미는 섬세하다기보다는 대충대충 끼쳐오는 향기의 느낌이네요. 잘 만든 향수가 은은하게 젖어들어오는 느낌이라면 적당한 오드 뚜왈렛처럼 코를 때리는 듯한 인상입니다. 더 기다려야 할까? 싶은 인상을 주는 탄탄한 모습이지요. 얼굴만한 풍선을 마구 문지르는 듯한 느낌에 그 풍선의 크기가 좀 더 작아지고 부드러워지길 기다리게 만드는 듯합니다. 산속에 한 3개월 방목한 대형견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스월링 후 맡아 봐도, 마치 고깔모자마냥 쭈우욱 조여오는 듯한 향이 꼬릿함과 어우러들면서 기다려달라고 합니다.


입에 들어오는 느낌은 또 다른 것이, 굉장히 부드러이 넘어오면서 타닌감이 강렬하지 않고 미세하게 젖어듭니다만 어느 새 찰지고 묵직하게 입 안을 채워갑니다. 섬세하고 여리여리하다는 느낌, 혹은 예리하게 날이 서 있다는 느낌보다는 어느 정도 타협한 듯한 분위기라고나 할까요. 꽃내음이 살짝 올라오는 듯도 하지만 어느 새 무너져내립니다.


시간을 두고 마실수록, 점차 부드러운 울 소재의 주먹만한 공마냥 부드러워지면서 푸근해지고 그러는 사이에도 톡톡 튀어오르는 개성이 있습니다. 아주 잘 만든 공산품의 느낌, 별다른 문제 없이 텐 밀리언 셀러를 달성하는 스마트폰 같은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두 번째 와인입니다. 뒤가피 쥬브리 샹베르탕 비에이 비뉴 2007 빈티지(Dugat-Py Gevrey Chambertin Vieilles Vignes 2007)입니다.


부드러이 휘몰아쳐 올라오는 향이 인상적입니다. 적당하고 부드러이 손질된 가죽같은 느낌에, 절대로 자연 그대로 놓아두지 않고 손을 댄 느낌. 드니 모르떼에 비교한다면 방금 목욕하고 미용사의 손길을 거친 도도한 푸들 같은 인상입니다. 


특징이라고 하면, 뒷향으로 피어오르다 어느 새 주된 존재감으로 남겨지는 시트러스함이라고 하겠습니다. 새콤한 느낌이 점차 강해지지만, 앞서의 부드러운 향으로 이를 눌러가면서 와인을 이끌어가는 것이 능력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입안에서도 역시 입술을 지날 때는 편안하고 아늑하지만 목넘김 이후에 올라오는 상큼함은 마치 곁을 훅 스쳐지나가는 썸남 혹은 썸녀를 모르고 두어걸음 걷다가 놀라 뒤를 돌아보니, 마침맞게 눈이 마주친 상대방이 한쪽 눈을 찡긋하고 웃어줄때의 느낌같다고나 할까요.



세 번째 와인입니다. 도멘 세라핀 페레 에 피스 쥬브리 샹베르탕 2012 빈티지(Domaine Serafin Pere et fils gevrey Chambertin 2012)입니다.


첨탑이 연상된다고 할까요. 그러면서도 고풍스럽다기보다는 모더니즘한 느낌입니다. 섬세한 손길과 설계로 잘 만들어지고 다듬어진 건축물의 느낌. 그러한 인공미 속에서도 다양한 베리류의 향기가 어우러듭니다. 의외인 것은 살짝 덜 열린 것인지, 에탄올과 같은 알코올향이 떠돌았다는 점입니다. 여러 와인들이 한 잔에 돌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입 안에서는 어린 부르고뉴 피노누아의 여러 특징 중 하나인 미세하게 정제된 탄산감이 반기고, 뒤이어 딸기, 체리의 상큼함에 석류와 무화과의 달큰함이 어우러듭니다. 성별을 따지자면 여성성에 가깝다는 느낌입니다. 밸런스는 나쁘지 않았지만 점점 가볍게 느껴지는 것이, 조금 더 숙성된 와인을 마셔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겨주었던 기억입니다. 후일을 기다릴 만큼 착실하고 섬세한 균형미가 돋보였던 와인입니다.



마지막 와인입니다. 올리비에 주앙 샤름 샹베르탕 그랑 크루 2008 빈티지(Olivier Jouan Charmes Chambertin Grand Cru 2008)입니다.


연하면서도 깊은, 무어라 표현하기 어려운 미묘한 느낌입니다. 은은하게 로스팅한 커피향으로 가득 찬 욕실에서 커피색 입욕제가 가득한 욕조로 천천히 잠겨들어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고향에 돌아온 듯한 푸근함. 공기마저도 익숙한 그곳의 내음. 미묘한 얼씨함과 달래향, 아주 연한 체리향, 아직 말리기 전이 아닐까 싶은 찻잎향이랄지 잎담배향이랄지 모를 부엽토의 느낌이 함께 어우러듭니다.


입안에서는... 테이스팅 노트에 써왔던 글자들의 한 4배쯤 되는 크기로, Good 이라고만 적혀 있네요. 아마 다음 날 아침까지 목 안쪽과 코를 간지럽혔던 쥬브리 샹베르탕의 느낌을 가져다 준 바로 그 와인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입니다. 한 10년 더 된 아이라면.....음....비싸서 못마실거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_+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