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맥주 3종(인디카 IPA, 샤키네이터 IPA, 코젤 다크)

오늘은 오래간만에 맥주에 대한 포스팅을 하려 합니다. 간단히 아침 겸 점심을 먹으러 갔던 가게에서 이런저런 일로 인해 거의 저녁이 되어버린 식사의 반주였지요.

롯데월드타워에 있는 캘리포니아 피자 키친 에 혼자 방문했습니다. 본래는 얼큰한 짬뽕이라도 한그릇 할까 했었는데, 맥주 한잔만 하자는 생각에 가게를 옮겼습니다.

헤메다가 가게에 들어간 시간이 오후 4시, 웨이팅이 15분 있었고 주문한 시간이(더 웍스, 인디카 IPA, 샤키네이터 IPA) 4시 15분. 그리고 4시 43분경 들어갔던 피자가 터졌다고(아마도 도우가 터진듯) 알려주면서 서비스로 루꼴라 베이스의 즉석 샐러드가 제공되었고, 4시 58분경 매니저가 직접 와서 두번째로 들어간 피자가 다른 테이블에 서브되었다고... 다시 드리겠다고 말한 뒤로 피자가 5시 5분에 나왔습니다...ㅋㅋㅋㅋ

해당 매장(캘리포니아 피자 키친 롯데월드타워점)에 건의사항으로는

(1) 카운터 들어가는 화덕근처에서 도우 만드는 등 일하시는분들에게 입을 가리는 마스크 혹은 플라스틱 턱받이(구내식당 아주머니분들이 하시는 거)를 추천합니다. 음식 만들면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는건 좀 아닌듯.

(2) 피자 주문 시에는 15분 가량 걸린다고 공지가 필요합니다. 적어도 메뉴판에는 있어야 함.

(3) 오늘 받은 샐러드가 웰컴 샐러드처럼, 메뉴판에 없는데 급조한 것이었지만 상당히 괜찮았는데 단가 한 1천원 정도로 해서 피자 주문 고객께는 서비스하는 게 어땠을까 합니다.

그러면 맥주 소개 나갑니다.

1. 샤키네이터 IPA

 - 보드라운 시트러스향이 올라옵니다. 물론 거품때문에 아주 향이 와인처럼 오르는 건 아니고 은은하게요. 덜익은 천혜향같다고나 할까요. 입안에서도 은은하게 감귤향이 감돌고 단맛도 있지만 단맛보다는 신맛에 조금 더 집중된 모습입니다. 탄산감은 높지 않게 자작하고 마신 뒤엔 속을 살짝 데워주네요. 전체적인 향이나 맛에 비하자면 탄산감이 높은 편이라, 향미를 키우거나 탄산감을 줄이면 대박일 듯 싶었습니다.

2. 인디카 IPA

 - 향신료 향이 은은하게 올라옵니다. 된장찌개, 혹은 고추장찌개 같다가도 곰곰히 맡으면 카레 같은 데에서 나오는 향신료향이고요, 뒤로는 스파이시함 - 후추 같은 - 이 감돌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고소한 볶은땅콩 같은 맛이 나면서 목구멍을 툭 치는 쌉쌀함은 약간 태운 닭껍질 같은 감칠맛이 있네요.

3. 코젤 다크

 - 잔에 빙 둘러서 계피, 흑설탕, 그리고 새콤한 맛이 발라져서 제공됩니다. 새콤함은 라임즙 같기도 하네요. 슬쩍 지우고 마셔본 맛은 진한 커피향과 함께 구운 설탕 같은 꼬릿한 단맛이 있습니다. 탄산감은 가볍게 커피향에 묻혀서 사라지고 무난한 느낌이예요. 맥콜에서 느낀 보리단맛? 이 나서 은근 중독성이 있습니다.

잔에 발려있는 가루랑 같이 먹으면 아까의 심플한 맛에 검플렉서티를 가미하지만, 동시에 계피향이 큰 텍스쳐를 가지고 전체의 밸런스를 깨뜨립니다. 특히 마지막에 물과 기름처럼 맥주맛을 날려버린 뒤에는 계피맛이 남죠. 심지어 그 다음에서야 설탕의 인위적인 단맛이 느껴지는 아쉬운 맛입니다. 차라리 잔의 반만 발랐더라면 또 어땠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