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nz의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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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 송년회에서 마신 와인 2부 나갑니다 +_+



네 번째이자 이날의 메인 와인입니다.

체사리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클라시코 2012 빈티지(Cesari Amarone Della Valpolicella Classico 2012)입니다. 이름이 매우 기네요.


전전날인가 한병 사서 집에 놓아두고 있는 와인이라 아쉬웠지만, 맛난 와인은 한병 마시나 두병 마시나 맛있을테니 괜찮아 라고 생각해봅니다 +_+ㅋ


첫 향은 검푸른 계곡 옆에 세워진 하얀 벽의 수도원이 연상됩니다. 달빛이 비쳐들고 있는 새벽. 점차 쨍쨍한 타닌감이 비치면서 바위와도 같은 미네랄리티가 느껴지네요.


자그마한, 달빛이 비쳐드는 공방에서 화가의 손 끝을 통해 복합적으로 채색되어가는 유화를 지켜보는 듯한 멋이 있습니다.


입 안에서는 반짝이는, 은근한 단맛이 천진난만하게 뛰어노는 느낌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베리류의 맛이 생동감을 가지며 부대끼는 느낌에 살풋 웃음이 흐르며, 알콜감마저 잊게 할 만큼 은근하고 부드럽게 다가오는 느낌이 목넘김 이후에도 입과 목을 푸근하게 감싸줍니다.



다섯번째 와인이자, 테이블 와인의 마지막입니다.

몬테 안티코 2012 빈티지(Monte Antico 2012) 입니다.


세 번째 와인인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와 같이 산지오베제 품종이지만, 여기에는 카베르네 쇼비뇽과 메를로가 섞여있다는 설명을 같이 들었습니다 +_+乃


세 번째 와인에서와 같이 무화과향이 반겨주는데, 뒷향으로 꼬릿하다기보다는 부드럽게 감싸안아 넘겨주는 듯한 느낌입니다. 블렌딩이 되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조금 더 인공적인 느낌을 주는 듯합니다.


특이한 점으로는 자그마하게 초콜릿향이 감돈다는 점. 메를로 덕분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메인 와인 뒤로 마신 터라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는데, 의외로 입안에서 적당한 타닌감으로 자작하니 작은 모닥불이 타오르듯 혀를 감싸안는 품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소프트캡으로 되어 있어서 열자마자 바로 써브했지만 10분 ~ 30분 정도 병브리딩을 했으면 어땠을까 기대되기도 했었네요.


가볍게 넘어가는 맛이지만 그 깊이까지 가볍지는 않았고, 이런저런 품종들의 특색을 머릿속에 떠올려보면서 생각하기엔 참 좋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본래 코스에는 없었지만 같은 테이블에서 상품을 수령하신 분이 기증하셔서 바로 열어버린 와인입니다.

투 핸즈 벨라스 가든 2012 빈티지(Two Hands Bella`s Garden 2012)입니다.


투 핸즈는 엔젤스 쉐어 등 여러 이름은 들어봤지만 딱히 마셔본 기억이 많지 않아서 새로웠습니다. 무상으로 마시는 와인이래서 더 좋았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


열자마자 받은 탓인지 초반에는 짱짱한 타닌감과 그 뒤를 비집고 올라오는 은근한 다크 초콜릿향을 즐겼고, 후반으로 갈수록 밀키한 느낌이 강해지면서 민트, 혹은 유칼립투스라고 해야할까 싶은 풀잎향이 적당한 균형감을 선사합니다. 잘 만들어진 초콜릿 케잌에 애플민트를 올린 듯하다고나 할까요. 그러면서도 펑 하고 퍼져버린다기보다는 단호하게 옷깃을 여미는 듯한 절제미도 느껴집니다.


다만 오래 기다리지 못해서인지 입 안에서는 단촐한 타닌감과 미끈거리는 유질감이 인상적이었고, 추가하는 맛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바로 스탠딩으로 넘어갔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일부러 꽤 오랜 시간 남겨두고 향을 맡아보았는데도 향보다는 맛이 더 못하지 않았나 싶은 아쉬움이 들었던 와인이었습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입과 목에서는 너무나도 편안하고 부드럽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맛이었습니다. 술이라기보다는 숭늉이나 식혜와 같이 몸이 거부하지 않는 술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그런 점에 있어서는 정말 잘 만든 와인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