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nz의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오늘 매장에서 업어온 따끈따끈한(물론 뱅쇼가 아니고서야 따뜻하진 않습니다 ㅋ)와인을 땄습니다 ㅋ



믿고마시는 메오 까뮤제의 부르고뉴 2014 빈티지(Meo Camuzet Bourgogne 2014) 입니다. 그간 부르고뉴 피노 누아를 못마셨던 터라 기대가 된 나머지... 갖고있는 잔 중 가장 비싼 잔에 따랐습니다 +_+ㅋ



선물받은 부르고뉴 잔이죠 !! 첫 개시를 한 뒤로 한참 안쓰다가 들었습니다. 스타벅스 벤티사이즈를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_+ㅋ 쇼트즈위젤 트리스탄 입니다.



첫향은 고풍스럽게 영근 포도알에서 올라오는 듯한 고혹적인 향기. 새큼하니 특유의 산미감은 쨍쨍하지만 연상되는 이미지는 어딘지 모르게 살짝 흐트러진, 그러면서도 왕족의 보랏빛...나폴레옹 시대의 프랑스를 연상케 하는 보랏빛 빌로드를 기품있게 걸친 귀부인의 느낌입니다. 하지만 영빈이라 그런지 나이에 안 맞게 어른행세를 하는 사춘기풍의 느낌이 공존합니다.


약하고, 정제된 애니멀향이 납니다. 미세하게 어우러드는 흙향에 더불어 파삭거리는 듯 비릿한... 마치 예리하고 단단하게 굳어버린 듯한 핏빛 향기가 납니다. 적당히 투박한 스테인리스, 혹은 주물 고블렛에 담긴 와인같다고나 할까요. 금속질 및 사람의 피 같은 비릿한 미네랄리티입니다. 짭짤한 느낌도 있습니다.


깊이 들이마시면...하나의 성, 그 안에 있는 첨탑, 탑 아래로는 깊고 깊은 음습한 지하실이 있고 앞을 거대한 녹슨 철문이 가로막습니다. 지하실의 습기가 올라오고 덜 여문 타닌감이 마지막에 코를 간질입니다. 이후 잘 다듬은 듯한 가죽향, 가죽장갑일지 가죽신발일지의 중간 같은 느낌이 코를 간질입니다. 가죽가방은 절대 아니라고 하네요 +_+


입에서는 첫 느낌은 신맛, 새콤함이 입술에 닿는 순간 올라옵니다. 혀 끝에서라고 해야겠네요. 입안에선 위의 고풍스럽고 복잡한 향에 비해 단순하게 다가듭니다. 의외로 둔탁한 모습에서 꺼벙함을 엿볼 수 있겠습니다만, 그러한 모습이 싫다기보단 정겹습니다. 마치 뭉텅이로 숭덩숭덩 들어가는 고깃덩어리가 가득한 국밥에서 투박한 정을 느끼듯 혀는 이러한 둔탁함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입니다. 섬세하다거나, 새초롬한 모습 혹은 여리여리함은 떨어지는 느낌. 하지만 단정하고 일관된 맛입니다.


목구멍으로 넘기는 순간 반짝이라고 할지, 바작거림이라고 할지...노란 빛이 만발한 꽃망울이 툭 하고 터지는 모습이 연상됩니다. 뒤이어 입안에는 아직 덜 여문 타닌일지 모를 까슬함과 달큰함이 미세한 모래알갱이마냥 남습니다.


두 번째 모금에서도 산미는 여전한데, 이 산미가 과실의 그것처럼 진득하니 입을 점령하는 것이 아니라 와인의 목넘김 이후로는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기 때문에 두 번째 모금에서도 여전히 새롭고 신선합니다. 향에서의 미네랄리티가 순간순간 도드라지고 목 안쪽에서도 슬그머니 올라옵니다. 육식동물의 원초적인 육식욕을 자극한다고 해야 할까요.


세 번째부터는 벌컥벌컥. 어느 날 벙개로서 함께했던 사이드웨이의 그 장면마냥 들이켜게 되고 그 순간 향과 맛이 어우러듭니다. 은은하게 훈연향을 입혀 구운 고기가 본능적으로 끌리게 만드는 와인. 속을 자르르 돋우면서 식욕을 일깨우는 느낌이 싫지 않습니다. 살아있는 느낌마저 느끼게 해주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