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nz의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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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어김없이 와인 포스팅입니다 +_ +ㅋ



첫 번째 와인은 예르만 더블유 드림스 2010 빈티지 (Jermann W Dreams 2010)입니다.


산미감과 미세한 박하향, 유칼립투스향이 어우러듭니다. 샴페인은 아니지마 샴페인처럼 보글거리듯 나선형으로 솟아올라오는 느낌을 주며, 유질감이 연한 땅콩버터같은 인상도 함께합니다. 야트막한 언덕에 단정하고 차분하게 펼쳐져 있는 잔디밭에, 오전 10시쯤의 늦봄같은 햇살이 퍼져가는 이미지입니다.


입술에서는 바다의, 상쾌한 바닷바람같은 짠내가 올라오고 이후 리몬첼로, 혹은 크림새우에 짜올린 레몬즙같은 모나지 않게 조화로운 레몬향이 감돕니다. 목넘김 이후로는 짜르르하니 혀를 떨리게 만드는 산미감이 기분좋은 노곤함과 푸근함을 동시에 선사하고, 이후 야트막하니 후르츠치즈향과 패션후르츠향도 함께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산미는 그릭요거트에서 자연스레 올라오는 듯 유질감과 어우러들며, 화이트와인임에도 어지간한 미디움바디의 레드와인처럼 굵직하고 무거운 느낌을 주던 것이 여리여리해지면서 밀키한 감을 살려냅니다.



협찬으로 나온 두 번째 와인, 로랑 페리에 브뤼(Laurent Perrier Brut)입니다.


삼삼하고 스무스한 향. 투수라면 언더스로우를 능란하게 던지는 느낌. 입 안에서는 과실감이 팡팡 터지는 것에서 즐거움을 줍니다. 단순하고 정갈하면서 힘찬 이미지를 선보입니다. 



세 번째 와인은 도멘 브랭 가냐르 샤샤뉴 몽라쉐 2007 빈티지(Domaine Blain Gargnard Chassagne Montrachet 2007)입니다.


첫 향은 공업용 순간접착제가 떠오르는, 발산형의 향기입니다. 미세하게 오크통에서 올라오는 듯한 느낌도 살아 있으면서 점차 퍼져나가는 모양새의 부케입니다. 뒤로 갈수록 특유의 감칠맛이 살아올라오면서 아카시아 꽃의 꿀향, 연한 라즈베리향, 신선한 레몬과 라임의 향기가 달큰하니 어우러듭니다.


입안에선 인상적인 유질감이 입술을 넘어온 뒤 리몬첼로 같은 향긋함이 버무러듭니다. 뒷맛으로 신선한 과실의 향기가 올라오고 시간이 갈수록 농익어가는 변화상이 오랜 시간 두고 한모금씩, 한숨결씩 즐기기에 적절한 화이트와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입니다.



네 번째 와인은 폴 로저, 뀌베 써 윈스턴 처칠 2004 빈티지(Pol Roger, Cuvee Sir Winston Churchill 2004)입니다.


첫 향을 맡은 순간 스스로가 사과의 과육에 폭 하고 안겨들어가는 듯한 느낌. 볼랭져에서의 적당히 갈변하는 그런 뉘앙스가 아닌, 당장 나무에서 툭 하고 떨어질 듯한 사과의 느낌입니다. 아이작 뉴턴의 사과가 연상된다고 하면 과장이 심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너무나도 발갛게 잘 익어서 수확을 기다리는 싱싱한 사과의 과육과 과즙이 연상됩니다.


뒤이어 이스트향과 브리오슈, 미세한 밀키함과 치즈함, 그리고 과하지 않은 정제된 산미. 한가로운 오후 3시 40분쯤, 드넓은 호숫가에 올려진 요정의 성과 같은 하얗기 그지없는 성의 테라스에서 정통 잉글리시 애프터눈 티 타임을 즐기는 인상. 드레스코드는 화이트. 백색 실크 탑햇을 비롯하여 올 화이트 톤으로 풀 착장한 미청년이 티타임을 즐기는 이미지입니다. 절제미가 극대화된 백색 정장은 정갈함을 불러일으키지만, 연한 분홍빛 혹은 버건디 색상의 부토니에와 행커치프로 한껏 여유로움과 멋을 강조한 모습은 고요한 화사함을 떠올립니다.


입술에서는 강렬하고 힘찬 인상. 마치 커다란 고래가 조용히 호흡하듯 뿜어내는 물줄기와 같이 강인한 인상의 포말. 의지 굳건한 남성의 이미지, 정제된 강렬함이 입안 여기저기를 한 마리 범고래마냥 떠돌아다닙니다. 마치 젊은 시절의 미켈란젤로가 정과 망치를 들고 햇살 아래 힘차게 조각을 하는 듯한.


목넘김 이후에도 딱 떨어져 마무리되는 모습은 한 벌의 정장, 혹은 한 질의 갑주를 연상케 합니다. 단맛이 없는 듯하면서도 목 안 어디에선자 살그머니, 한 마리 나비가 날아들듯 입안을 떠돌다가 사그라듭니다.


시간을 두고 지켜볼수록 정적인 이미지에서 살짝 운동성을 갖지만, 골프 정도의 운동성입니다. 역동적이고 활동적인 모습이랑은 거리가 좀 있습니다.



다섯 번째 와인은 샤또 부르네프 2006 빈티지(Chateau Bourgneuf 2006)입니다.


향을 맡을 때부터 특유의 꼬릿함이 보르도 스타일을 알리지만, 박하향과 카시스향, 밀키함이 함께 어우러들면서 일반적인 보르도 블렌딩 혹은 메를로 100%의 느낌은 사라집니다. 작은 공방에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느낌. 시간이 지날수록 가죽향과 다크초콜릿 향이 같이 올라옵니다.


입술에서는 상큼하고, 새큼하고, 짭짤해지는 느낌. 입안에서 타닌감이 호륵...하고 끼쳐올라오지만 자연스럽게 초콜릿 뉘앙스로 넘어가며, 시간이 갈수록 플로럴한 이미지로 바뀝니다. 초콜릿으로 세공한 장미같다고나 할까요. 장미향은 시간이 갈수록 점차 진해집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은은한 뉘앙스가 강렬해지며, 고풍스럽고 우아한 분위기가 한껏 연출됩니다.



여섯 번째 와인은 루체 델레 비테, 루첸테 2003 빈티지(Luce Della Vite, Lucente 2003)입니다.


현대미술이라고 할지, 현대건축, 현대조형이라고 할지 모를 세련된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후추향과 다크초콜릿, 가죽향이 한꺼번에 어우러져 들어오며 입안에서도 단순하고 직선적으로 다가듭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릴 듯하다 싶으며, 산지오베제와 메를로의 블렌딩이라는 측면에서 상호보완적인 색감은 분명 있습니다만 블렌딩 비율에서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산지오베제가 조금 더 많았다면 개성있는 모습이었을 듯한데... 그래서 로버트 몬다비와의 합작이 오래 이루어지지 못했나 싶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