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nz의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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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 적에는 무언가 냄새가 있는 고기는 잘 못 먹었더랬습니다. 가끔 어디선가 구해져서 나타나는 개고기는 지금에 와서도 어지간하면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고(물론 먹으라고 하면 먹기는 합니다만...), 돼지고긱 부위 중에서 누린내가 심한 부위라던가 혹은 동네의 순대국집 중 꾸릿한 돼지내음이 깊이 박힌 가게는 일부러 피하곤 했었지요. 양고기 역시 특유의 냄새 때문에 얼핏얼핏 피하곤 했었는데 어느 날 보니 맛나게 먹고 있고 막 그렇습니다 +_+ ㅋㅋㅋㅋㅋㅋㅋ



최근에 새로 열었다고 하는 징기스 방이점입니다. 가게 이름이 징기스칸 인줄 알았는데 징기스 까지만이더라고요. 무슨 정통 일식집마냥 커다란 정문이 고풍스럽습니다. 한자로 쓰인 걸 읽어보자면 홋카이도(북해도)식 양고기 전문이라고 하네요.



이 커다란 건물을 하나 통째로 쓰고 있습니다. 전부 목조로 만든 것이 진짜 일식집 분위기 나네요. 아무리 방이도이라지만 서울에서 이렇게 공간 잡고 쓰기 쉽지 않을텐데 싶었습니다.



주류 메뉴판. 츠루우메 유즈가 궁금했지만 이 날은 누가 쏘고 그런 날이 아니었기때문에 +_+ ㅋㅋ 그리고 대만 망고맥주는 캔으로 마셔봤지만 도대체 양고기랑 어울릴 것이라는 상상이 안 되므로 패스. 회사 선배님께서 칭타오와 연태고량주를 섞어마시는 법을 아려주겠다면서 주문하셨는데, 야 이거 진짜 물건입니다. 우리나라에 소맥이 있다면 중국에느 연칭(연태고량주 + 칭타오)이 있다고 해도 될 것 같아요! 제법은 대충 말면 되지만 초심자에게는... 연태고량주는 연태고량주 잔(조그마한 중국술 잔)에 반잔, 그리고 칭타오는 맥주잔에 반잔 해서 말면 될듯했습니다.



기본세팅. 또띠아가 나옵니다. 그리고 불판에서 굽기위한 기본 야채들이 담긴 바구니가 있네요.



또띠아가 신기해서 찰칵. 생으로 먹는 게 아니라, 불판에 살짝 구워서(마치 커리에 먹는 난처럼?) 거기에 고기를 싸서 먹는다고 합니다. 저는 다이어트 중이기 때문에 맨 처음에 종업원분께서 싸주시는 한 점만 먹어봤는데 이거 졸깃하니 참 좋았습니다.



주문한 메뉴는 3명이기 때문에 A Set(양고기 모둠 600그램 + 명란구이)으로 하였습니다. 3명에 술 빼고 73,000원이면 무난하니 참 좋은 듯합니다. 게다가 고기를 직접 구워주시기 때문에 편안하게 집어먹기만 하면 되지요. 특유의 솟을형 불판 위에 올라온 고기를 먼저 찍어보았습니다. 살살 뿌려진 건 후추인가 보네요.



한쪽 면을 살짝 구운 후 뒤집어 줍니다. 생가보다 빠른데? 싶지만 종업원분의 능숙한 손을 믿고 기다리면 어련히 알아서 되지 않을까 싶네요. 저 멀리에느 이따가 먹을 명란구이의 재료들이 접시에 담겨져 있습니다.



고기가 어느정도 익었다 싶으면 가위로 찰칵찰칵 해제해서 먹기 좋게 한 쪽으로 몰아주시고, 각자 접시에 한 점씩 올려 주신 뒤 또띠아도 올려서 구워 주십니다. 처음 온 사람들을 위해서 먹는 법을 알려주시는 듯했어요. 고기만 갖다가 소금 등등 찍어서 한 번 드시고, 또띠아 구워다가 소스랑 등등 넣어서 한 번 쌈 드시라는 식으로 개인접시 위에 올려 주십니다. 그러고 나서 남은 고기는 불판 중앙에 둥그런 옥돌? 같은 돌멩이를 올려 두고 그 위로 옮겨서 타지 않게 관리까지 해주시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정갈하면서 순서있게 깔끔하게.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명란도 살살 구워서, 무랑 와사비랑 해서 김 위에 올려서 주십니다. 고소하고 독특한 식감의 명란이 이렇게 먹으니 괜찮았는데, 아마 명란구이만 단품으로 시키려면 7천원인가 했을 거라 이걸로 배를 채우기엔 곤란하고.. 사케 드실 때 안주거리로 드시려면 딱 좋을 듯했습니다.



어느덧 남자 셋이서 연태고량주 250ml 한병에 칭타오 맥주 3병을 사이좋게 비우고, 식사로 주문한 양된장찌개 1개에 공기밥 2공기입니다. 예전에 창고43이었나에서도 마지막에 된장밥? 을 먹었던 기억인데..이상하게 고기만 먹으면 속이 묘하게 헛헛하여서인지 이렇게 밥을 먹게 되는 듯합니다. 


깔끔하고 담백하게 양고기를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양고기보다는 연태고량주와 칭타오의 콜라보레이션이 너무 신선하고 마음에 들었던 터라, 언젠가 중식집에서 술 마실때 꼭 한번 더 마셔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