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nz의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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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판교에서 맛난 와인을 마시고, 새로운 모임에서 또 맛난 와인을 마셨습니다 +_+




첫 번째 와인은 빌까르 살몽, 뀌베 니콜라스 프랑시스 빌까르 2002 빈티지(Billecart-Salmon Cuvee Nicolas Francois Billecart 2002) 입니다.


토스티함과 이스티함이 버블버블 벙글거리면서 넘어오는 향에 기분이 좋아지고, 입안에서는 굉장히 깊이감과 구조감이 느껴지는 오밀조밀한 텍스쳐에 섬세하게 한땀 한땀 놓은 플라워리 터치가 인상적입니다. 과하게 만개한 꽃도 아니고, 꽃의 봉오리가 큼직하고 투박한 것도 아닌 만듦새가 떠오르네요.


산미와 미네랄리티와 견과류, 꿀의 향기, 꽃향이 조화로이 연계되어 금실로 그물처럼 짜여진 티아라 위에 정교하고 미세하게 세공한 꽃망울이 연상됩니다.


템퍼가 올라갈 수록 점점 보들거리는, 하늘거리는 뉘앙스가 가미되면서 촛대 위에서 하느작거리는 촛불의 끝자락이 연상되고, 이스티한 느낌이 파삭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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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와인은 빌까르 살몽, 뀌베 엘리자베스 살몽 브륏 로제 2006 빈티지(Billecart-Salmon Cuvee Elisabeth Salmon Brut Rose 2006) 입니다.


첫 향에서 밀키함이 사브작사브작 올라오고, 역시 깊이감 있는 텍스쳐에 플라워리한 터치는 그대로입니다. 니콜라 프랑수아에 비해서는 조금 더 꿀향이 강하게 올라오네요. 여기에서부터 살짝 벌집 같은 뉘앙스를 받았습니다.


입 안에서는 빵글하니 터지는 산미가 아직 어리다는 느낌을 주지만, 빵 터지는 뉘앙스가 펑퍼짐하니 푹 눌러앉는 모습이 아니라 과일의 껍질같이 새초롬한 맛이 따라붙습니다. 산미가 흘러넘치지 않고 옷깃을 단단히 여민다고나 할까요. 새콤한 레몬 조각을 입 안에 넣고, 씹지 않은 채 배어나오는 산미를 즐기는 듯한 행동을 연상해보면 어울릴 듯합니다.


템퍼가 올라갈수록 바닐라, 바나나 터치가 차오르면서 별다른 안주 없이 스스로 완성되는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세 번째 와인은 다리우쉬 시그니쳐 샤도네이 2015 빈티지(Darioush Signature Chardonnay 2015)입니다.


다리우쉬 와이너리에서 시음했던 그 맛 그대로, 바닐라와 바나나와 견과류 오일이 빵빵 터지면서 달짝지근함이 가득합니다. 같이 마신 일행 중에는 바나나맛 우유인 줄 알았다던 표현이 인상적이었네요 +_+ ㅋㅋㅋ 참기름장에 적당히 소금 설탕을 좀 친 듯하고 여기에 무겁지 말라고 사과식초를 약간 가미한 찍음장 느낌이라고나 할까요?(실제 이런 걸 만들어본 건 아닙니다 ㅋㅋ)


디저트랑 먹거나 참치랑 먹으면 맛있을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네 번째 와인은 이 날의 메인 와인, 빌까르 살몽, 르 끌로 생 힐레르 1999 빈티지(Billecart-Salmon Le Clos Saint Hilaire 1999) 입니다.


첫 향을 맡자마자, 대양을 헤치고 나아가는 목재로 만든 증기선 크루즈의 느낌을 받습니다. 한 마리 흰수염고래처럼 조용히 그러나 힘차게 드넓은 바다를 유영하는 느낌... 토스티함과 버블리함, 이스트함에 녹진하니 오릴리함과 밀키함까지 모두 모여드는 뉘앙스.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기에 아무런 부족함이 없는 한 잔을 받는 느낌입니다.


방글거리는 작은 꽃망울과 꿀향이 감돌고, 꿀향은 점차 목 안쪽에서부터 조밀하게 벌집을 짜올리듯 로열젤리 같은 향취로 변해갑니다. 다음 날 아침 코 안에서까지 풍기는 향기에 전날 많이 피곤했음에도 이거 한잔은 더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



다섯 번째 와인은 도멘 앙또넹 귀용, 알록스 꼬르동 프리미에 크뤼 레 푸르니에 2011 빈티지(Domaine Antonin Guyon, Aloxe Corton 1er Cru 'Les Fournieres' 2011) 입니다.


옛날 덴버 껌에서 느꼈던 풍선껌 향이 순간 지나치고 뒤이어 녹진한 흙향, 버섯향이 감돕니다. 듬직하니 자란 굵은 전나무 같은 이미지라서 입 안에서는 바작바작 억센 것 아닐까 싶었지만 완전히 의외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가죽향과 과실향, 부드럽고 풍만한 토양의 느낌을 살려 주면서 육감적인 여성의 입술 같은 뉘앙스를 선사합니다. 꼬뜨 뒤 본 지역 와인을 여럿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맛이었어요.  



와인...은 아니지만 이날 먹었던 초콜릿입니다. 라 메종 뒤 쇼콜라(La Maison Du Chocolat)입니다. 맛있어서 순식간에 없어지더라고요.



여섯 번째 와인은 포데레 살리쿠티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피아지오네 2007 빈티지(Podere Salicutti Brunello di Montalcino Piaggione 2007) 입니다.


이탈리아 그레이트 빈티지라는 2007 빈티지이고, 녹진하고 꼬릿하니 혀와 입안을 감아들어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때부터는 이미 많이 마신 터라 테이스팅이 영 별로네요 +_+ ㅋㅋ 암석과 비릿한 피 같은 미네랄리티, 버섯향이 가득했으며 흙향이 넘실거리고 산미가 튀어오르지 않아 적당했습니다. 미네랄리티가 있는데 산미가 튀었으면 역하게 느껴졌을 텐데 전혀 그런 것이 없었지요. 검붉은 과실의 과즙, 담뱃잎 같은 향이 어우러들었습니다.



일곱 번째 와인은 도멘 세실 트랑뷜레 뉘 생 조르쥬 프리미에 크뤼 레 뮈르제 2009 빈티지(Domaine Cecile Tremblay Nuits-Saint-George 1er Cru 'Les Murger' 2009) 입니다.


이쯤 되니 와인 맛을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을 전혀 못했지만, 받자마자 느낀 건 이것이 와인이지! 라는 생각과 아까워서 아껴 마셨던 기억입니다. 다음 날 코로는 빌까르 살몽 생 힐레르의 향이 올라왔지만, 입안에는 양치질을 했음에도 세실의 맛이 남아 있어서 참 힘든 하루였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