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nz의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이마트 피에스타를 마시고 포스팅한 지 벌써 2년 가까이 지난 현 시점에, 새로이 이마트에서 나온 와인을 시음해보기로 했습니다 이름하여 오크 빈야즈 까베르네 쇼비뇽 2014 빈티지(Oak Vineyards Cabernet Sauvignon 2014) 입니다.



요즘 와인이라서 그런지, 굳이 나이프 등을 쓰지 않아도 되게끔 샴페인처럼 뜯어내는 손잡이가 있어서 돌려내면 캡실이 떨어져 나갑니다. 신기해서 사진에 넣어봤네요. 동시에 요즘 와인답지 않게 와인을 따라내니 녹색 빛깔이 드러납니다. 무슨 올드 빈티지 보르도 와인인 줄 알았네요 ㅋㅋ 심지어 Pushup은 거의 없다시피 해서, 분명 같은 750ml인데도 왠지 손해보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이거 디자인한 사람 누구냐...) 


무려 미국 캘리포니아의 와이너리라고 하는데, 구글 지도로 찾아봐도 오크 빈야즈 라는 곳은 나타나질 않습니다. 진짜 작은 곳일 듯합니다. 일단 병에는 병입도 해당 와이너리에서 했다고 나오니까요.


신세계 엘앤비에서 수입한 걸로 되어있지만 정작 신세계 엘앤비 홈 페이지에도 안나온다는 건 개그포인트.


첫 노즈는 의외로 달큰한 초콜릿 노즈에 훈연향이 살짝 끼이고, 어린 포도에서 나는 듯한(한국 토종품종인줄 알았습니다 ㅋㅋ) 쌉쌀한 흙향에 나뭇가지향이 납니다. 입에 포도송이의 가지부분을 넣고 살짝 씹으면 비슷할지도요. 살짝 스월링하면 검푸른 동굴 같은 뉘앙스의 미네랄리티가 슬쩍 드러나고 타닌감이 코를 간질이는데, 이거 타닌감이 생각보다 강합니다. 순간적으로는 진로 하우스와인에서의 안 좋은 기억이 나올 뻔했네요. 여기에서 호불호가 많이 갈릴 듯합니다.


상온으로 판매하던 병을 그래도 와인 마시는 사람이라고 13도 셀러에서 1일 동안 놓아두었다가 바로 마셔서 그런지, 입에서는 굉장히 심심하게 보랏빛 액체같은 무미한 느낌으로 들어오다가 타닌감이 목 뒤쪽, 못젖 부분을 툭 하고 때린 뒤 삼키고 나니 목 안쪽에서 알코올 느낌이 묵지근하니 올라옵니다. 입 안에 오래 두어보니 약간의 짭짤함과 어디에선가 튀어나오는 달큰함, 약간의 산미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묽다는 느낌이네요.


온도가 살짝 올라가니 입안에서 점차 달큰해지면서 어린 베리류의 맛이 감돌지만, 아까보다 더 심해진 타닌감과 알코올감은 목 안쪽에 고구마라도 걸린 양 텁텁합니다. 


1시간 반쯤 뒤에 같은 잔을 다시 들어보니 향이 살짝 비릿해져 있고, 스테인레스 스틸 냄비를 혀로 핥은 듯한 비릿함과 미네랄리티가 올라와서 살짝 실망할 뻔했으나 그 뒤로 치고 나오는 포도의 기운은 그래도 약간 기대를 하게 만듭니다. 입술에서는 이제야 녹녹하니 달큰한 맛이 올라오고 입 안도 후끈하니 달궈주는 게, 아무 것도 모르는 나이에 서로 나누는 첫 키스라고 할까요. 키스의 의미를 아직 잘 모르지만 상대방에게 예뻐 보이고 싶어서 처음 발라본 어색한 립스틱의 맛에 포도맛 음료수의 맛이 섞인다면 이렇지 않을까 상상되는 맛입니다.


하루 막아뒀다 재오픈해 보니 축축하니 물 머금은 향이 올라오긴 하지만 초콜릿 노즈는 거의 사라지고 훈연향에 아스팔트 같은 뉘앙스가 우세합니다. 스월링을 해도 변화 없는 걸 보니 여기까지가 끝인가보네요.


입에서는 완전히 의외였던 게 굉장히 부드럽게 들어오다가 산미가 팡팡 치고 뒷맛으로 포도에서의 단맛이 감돌다가 입안에 약간의 텁텁함을 남깁니다. 산미가 의외로 강하지만 새콤하다거나 한 것은 아니고 발효된 느낌의 녹진한 뉘앙스라서 거부감이 크지 않았는데, 약간 꼬릿하면서도 시큼한 뉘앙스가 있습니다.


점수 : 구입가 7,900원을 생각한다면 85점 이상. 앞서 적당히 와인을 마신 뒤 알콜보충용으로 마시는 거라면(그리고 앞의 와인들이 적당한 찐득이들이라면) +2점 정도 더 줄 듯합니다. 몇몇 스페인 음식점에서 크리안자도 아닌 로블 등급의 와인을 3만원 4만원씩 받고 파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곳에서 차라리 이걸 1.5만원 정도 받고 판다면 전 이걸 사먹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