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nz의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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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 스시류 일원본점 포스팅을 하면서, 일원동에 경쟁력있는 신생업체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이라는 전제를 달았었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영 자리가 안좋은건지 음식을 못하는건지 싶게 음식점을 할 때마다 금방금방 망하던 자리에 새로이 일식집이 들어섰다길래 방문해보았네요. 예전의 서울불고기 때는 그나마 나았다면 짱방(베트남 음식점) 때는 정말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어떨까 싶었습니다.


결론만 말하면 이건 아니다 였습니다. 단언컨대 혁신적인 변화가 없다면 2019년 중으로 문 닫을 듯합니다. 만약 내년 이맘때까지 살아남아 있으면 한번 더 가봐야 하겠네요. 무엇이 바뀌었는지.



외관입니다. 위의 사진은 아무리 봐도 숙성 고등어회 같네요. 초밥&이자카야 라고 되어 있습니다. 나스를 일본어로 적어두었는데, 일어로 나스는 가지(나뭇가지가 아닌 먹는 가지)를 뜻합니다. 무슨 의미인가 모르겠네요. 다른 뜻으로는 일본의 지명인데, 후쿠시마 현 바로 아래 있는 도치기 현의 군 이름입니다. 어느 모로 봐도 일식집에는 어울리기 곤란하네요.


깨알같이 아사히 생맥주 2+1 을 하고 있어서 마셔볼까 했는데, 아사히 생맥을 한 잔에 8,000원에 팔고 있길래 빠르게 포기했습니다. 1+1도 아니고 2+1이면 16,000원을 내고 3잔을 마셔야 하는건데 그러고 싶진 않았네요.



입구. 초밥전문점이라고 붙여둔 것과 같이 초밥이 가장 처음에 있고, 사시미가 살짝 아래, 그리고 이자카야라고 했으니 안주류와 주류가 나옵니다. 그런데 주류가 상당히 부실한 것이 눈에 띕니다. 이 메뉴판이 전부가 아닐 수가 있으니 들어가 봐야 하겠네요.



그러나 주류는 위에 본 것이 전부였음이 판명되었습니다. 모듬초밥과 특선초밥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설명조차 없는(무슨 오마카세도 아니고 말이죠.) 메뉴판에, 생전 처음 보는 오징어 가라아게와 새우튀김이 있음에도 새우깡을 같이 파는 패기, 연어샐러드를 연 어샐러드로 표기하는 개그포인트에 레몬슬라이스를 2천 원 받고 파는 자신감까지... 스라이스 보고 히비키라도 있나 싶었네요.


거기에 주류의 빈약함은 참... 이자카야라고 하려면 적어도 준마이 말고 다른 술은 비치를 해야 할건데, 이건 준마이 일색에 마츠리텐구, 간바레오또상, 마루, 비잔클리어가 전부입니다. 그야말로 세상에. 비잔클리어가 있어서 그런 듯하지만 토닉워터, 씨그램 이 있다는 것도 묘하게 우스웠네요. 메뉴 혹은 컨셉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음식 나오기 전이니까...


특선초밥에, 참치 2피스를 주문하였습니다. 흔한 도꾸리, 잔술, 히레사케 아무것도 없어서 주류는 패스했네요.



그리고 나온 충격적인 비주얼의 스시.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먹은 순서대로 보자면...


1. 광어 두 점은 맛이 안날래야 안날 수가 없는 보편적인 맛.

2. 황새치 역시 보편적인데, 뭔가 숙성된듯한? 익은듯한? 퍼석한 감이 있었습니다.

3. 연어 역시 보편적인 맛. 뭔가 힘도 없고 기름기도 없는 점은 흐음...

4. 아까미도 뭔가 탄력이 없고

5. 추가로 받은 참치 2점 역시 별다른 임팩트가 없는데, 희한하게 비린내가 많이 납니다.

6. 새우는 세 마리 모두 비리고, 원래는 꼬리까지 다 먹는데 꼬리가 너무 뻑뻑하고 이질감이 들어서 다 뱉어냈습니다. 특히 두 번째 새우에 감긴 김은 그야말로 최악. 이럴거면 차라리 김을 감지 말지 싶었네요.

7. 문어는 워낙 잘 안먹어본 식재료라서 별 임팩트 없이 무난

8. 달걀초밥의 달걀은 설탕을 꽤 넣었는지 달근했지만, 갈아둔 김 때문에 식감을 다 망쳤네요.

9. 절정은 우니군함. 우니에서 쓴 맛이 납니다. 처음에는 김 때문인가 싶어서 입 안에서 한번 굴려보았는데 이건 100% 우니가 원인. 김은 아까부터 태클을 걸었던 최악의 맛이라 이거 참 곤란했습니다. 뱉을 수도 없고.


총평하자면, 롯데마트 프리미엄 푸드마켓에서 만들어져서 파는 만오천원짜리 스시세트가 이것보다 훨씬 낫겠다는 생각입니다. 같은 가격이지만 업장 입장에서는 마트 스시와 같은 맛이라는건 장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일 듯하네요. 결정적으로, 모든 스시에서 레디메이드의 맛이 강하게 올라옵니다. 심지어 샤리의 크기가 모두 따로 놉니다. 기본적으로 쥐면서 동량을 못 맞추신다는 이야기이죠. 당장 위의 사진에서도 광어랑 황새치의 샤리 크기가 다르다는 것이 보이실 겁니다. 아니, 같은 광어끼리도 샤리 크기가 다르죠. 만약 네타 사이즈에 맞췄다고 표현한다면 전 차라리 네타를 동일한 사이즈로 만들었어야 한다고 말하겠습니다.


앞으로 누가 사준다고 해도 다른 가게를 추천할 듯합니다. 제 돈 내고 먹고 나오니 참 씁쓸하네요. 오죽했으면 집에 돌아와서 햇반에 불고기 해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