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nz의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일전 회사 부서장님께서, 이제는 구하기도 어려운 지아코모 콘테르노 바롤로 리제르바 몽뽀르티노(Giacomo Conterno Barolo Monfortino) 1941년 빈티지를 마시자고 하셔서 자리를 잡았던 곳이 청담동의 55도 와인앤다인이었습니다. SJwine의 서주완 대표님께서 직접 소믈리에로서 서브해주시는 곳이기도 하지요. 사실 지하철역으로 보자면 압구정로데오역 인근이기 때문에 압구정동이어야 하는 거 아냐? 라는 생각도 들었네요. 서주완 소믈리에님께 직접 서브를 받으셨던 저희 부서장님께서 솔라이야 99빈티지를 마시고 싶다고 하셔서 다시 컨택하였고, 그때 그 업장이라고 하니 두말도 안하시고 콜 하셨기에 이번에도 모임이 성사되었습니다.



지난 번 마셨던 와인들. 이게 벌써 반년은 더 되었다니 꿈만 같습니다. 도멘 마트로 샤름 프리미에 크뤼 뫼르소 08빈티지(Domaine Matrot Charmes 1er Cru Meursault)는 업장에서 제가 샀었고(당시에도 08빈티지 샤름 프리미에 크뤼 뫼르소가 있다는 게 신기했네요.), 지아코모 콘테르노 몽뽀르티노 41빈티지와 비온디 샨티 아난타(Bionti-Santi Annanta) 97빈티지, 샤또 오브리옹(Chateau-Haut Brion) 96빈티지를 한 자리에서 즐겼다는 것이 믿겨지지가 않습니다. 지금도 저희 부서장님께서는 저 날 마셨던 오브리옹 96빈티지의 화려한 모습에 매료되어 있으시지요. 조만간 홍콩이라도 가서, 90년대 그레이트 빈티지의 오브리옹을 사다가 같이 마셔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로 갔던 이날은 지난번처럼 코스가 아닌 단품으로 요리를 즐겼습니다 맨 처음에는 관자와 아스파라거스로, 아페리티브 혹은 샐러드 레벨이었지요. 셋이 갔으니 6개를 줬어도 좋았겠지만, 부드럽고 슴슴하게 즐겼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타이밍에 나온 식전빵. 사실 살짝 먼저 나오긴 했습니다. 식전빵은 별다른 임팩트는 없었네요. 업장에서 직접 만드는 빵은 아닌 듯합니다.



뒤이어 나온 봉골레. 물론 이렇게 말은 했습니다만, 어찌 보면 굉장히 철저하게 와인에 맞추어서 나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와인이 제대로 소진되지 않으면 음식이 서브되지 않는 상황이었을 수도 있겠네요. 부서장님은 불만이셨지만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 테이블의 상태를 보고 그에 맞추 이루어지는 서비스라니, 어지간한 미슐랭 원스타에서 이루어질 만한 서비스이잖아요?


참고로 음식 역시 무난하니 좋았습니다. 



다음으로는 소고기와 버섯이 들어간 리가토니. 레드와인이랑 안어울릴 수가 없는 조합이었습니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은 양이 적었다는 정도?



메인으로는 역시 스테이크죠. 양이 좀 적었던 것을 빼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날 부서장님께서 메인와인을 영 마음에 들어하시지 않아서 와인을 추가 주문했고, 그에 맞춘 안주로 시킨 감튀. 무난하니 좋았습니다.



이날의 첫 번째 와인이었던 모이야르 꼬르통 샤를마뉴 1997 빈티지(Corton Charlemagne Grand Cru Moillard). 맛나게 마셨지만, 특유의 꼬릿하면서도 깨볶는 감칠맛이 없어서 이날 평가가 가장 박했던 와인입니다. 소믈리에 분께서도 해당 와이너리가 임팩트 있는 곳은 아니라고 말씀 주셨었네요. 꼬릿하면서도 고소한 맛은 있으나 뚜렷하게 떠오르지는 않고, 그렇다고 아예 신대륙 쇼비뇽 블랑처럼 깔끔하고 후레쉬한 맛이 있는 것도 아닌 애매한 맛이었습니다. 특히 직전에 마셨던 도멘 마트로랑 너무 비교가 되더라고요. 심지어 1997 빈티지인데 말이죠.



두 번째는 제가 가지고 갔었던 알베르 비죠 끌로 드 부죠 도멘 뒤 클로 프랑팅 2008 빈티지(Albert Vichot Clos de Vougeot Domaine du Clos Frantin)입니다. 부서장님께서는 이게 역시 프랑스지! 라고 하셨지만 제 입맛에는, 심지어 제가 사들고 갔음에도 세상 약했던 끌로 드 부죠였네요. 역시 왜 한국에서 배럴떼기를 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샤또 몽페라와 샤또 몽페라 이마트 에디션이 떠오르는 맛이었네요. 국내 구입가 21만 원이었는데, 차라리 다른 걸 살 걸 그랬습니다. 기본적으로 부르고뉴 와인이 가져야 할 맛은 다 갖고 있었지만요.



세 번째이자 이 날의 메인 와인은 솔데라 1997 빈티지(Soldera 1997)였습니다. 솔라이야 1999빈티지를 가져오신댔다가 이걸 가져오셔서 그저 감사합니다? 했으나... 소믈리에님께서 과숙된 듯하다고 하셔서 걱정을 했더니, 아니나다를까 코에서도 입에서도 그저 그런 이탈리아 와인의 색상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한 느낌에 세상 아쉬웠습니다. 이탈리아 와인이면서 1997 빈티지라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퍼포먼스는 보여줬지만 그 이상 넘어가지 못하는 것에 모두 아쉬움을 표시했네요.



그래서 제가 업장에서 구매한 네 번째 와인, 피에브 디 산타 레스티투타 가야 수가릴레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2004 빈티지(Pieve di Santa Restituta Gaja Sugarille Brunello di Montalcino)입니다. 당시 업장가 40만원 초반대였던 기억이네요. 그야말로 잘 정제되고 화장한 여성의 매력을 있는대로 뿜어내는 화사한 이탈리아 와인이었습니다. 이탈리아 와인 매니아이신 부서장님께서도 전형적이지 않은 모습에 한숨은 쉬시지만, 그러면서도 뭐랄까. 치사하고 더러운데 맛은 있는 걸 어떡하냐 라는 느낌을 말씀하셨었네요^^



마지막은 떼샷으로 마무리. 다시금, 섬세하게 와인 핸들링해 주신 소믈리에님께 감사를 표하면서 조만간 다시 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