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nz의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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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신 와인은 오래간만의 부르고뉴 와인, 도멘 마샹 프레르 부르고뉴 루즈 15빈티지(Domaine Marchand Freres Bourgogne Pinot Noir Vieilles Vignes 15)입니다.




사온 지는 한달 정도는 되었고, 절반 정도의 기간을 찬장에 있다가 냉장고로, 그리고 와인셀러로 옮겨왔습니다. 셀러가 상하칸 구분(레드 / 화이트 구분)이 안되다 보니 13도로 맞춰두었고 그래서인지 밖에 나오자마자 병 바깥으로 뽀얗게 수분을 머금었네요.


향을 맡자마자 푸근한, 고향에 온 듯한 평안함이 느껴집니다. 역시 부르고뉴... 꽁냥꽁냥거리는 흰검 점박이 아기고양이 두세마리가 뭉쳐서 꼬물거리는 느낌의 노즈. 두세 마리가 점차 둥글둥글 몸을 둥글게둥글게 말고 있는 모양새. 꽃향에 진흙향 부엽토향, 그리고 맛난 미국 화이트와인이나 좋아하는 취향의 샴페인에서 느껴지던 토스트향, 혹은 곡물 볶은 향이 올라오지만 딱 떨어지게 정제된 느낌은 길다란 사각 나무상자로 만든 화분같은 뉘앙스를 줍니다. 절대 푸욱 퍼지도록 놓아두지 않겠다는 정원사의 손길 같다고 할까요.


입으로 넣을 때는 알갱이 작은 꽃들이 점점 피어나고, 입에 들어올때는 새큼한 산미가 바작바작. 연한 붉은빛 과실. 체리향이 입안에 퍼지고 타닌감은 적절한 수준. 부르고뉴 특유의 혀 위에서만 바삭바삭거리는 타닌감이 기분을 알싸하니 좋게 만들어주네용. 마지막으로는 약한 가죽맛, 향신료맛도 납니다.


두세 시간을 두고 혼자 한 병을 홀짝여보는데, 뒤로 갈수록 알콜감이 사라지면서 달큰한, 산딸기 같은 뉘앙스가 지배적이라 안주 없이도 홀짝홀짝 마시기 참 좋은 와인입니다. 새큼함은 끝까지 진득하게 가지고 있으며 오래도록 쨍글한 느낌이 아마 스테인리스에 오랫동안 들어앉아 있던 친구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점수 : 구입가가 4만원 아래였던 걸 생각하면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 재구매 의사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