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nz의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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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행의 후폭풍을 해결하기 위해 요즘 자주 주말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토요일 오전 근무를 마치고 집에 와서, 점심 겸 안줏거리를 만든 다음 와인을 땄네요.



안주 겸 점심, 점심 겸 안주는 동네 롯데슈퍼 999에서 집어온 런천미트와 냉장고에 남아있던 파채, 그리고 청양고추와 깨밥입니다.


햇반을 전자레인지에 데운 후 깨를 넣어서 조물조물 만들었는데 간이 심심하니 괜찮았습니다. 파채는 그냥 파채이고, 청양고추는 프라이팬에 살살 볶은 뒤 건져내서 피클 대용입니다만 볶았는데도 매운맛은 꽤나 남아있었어요. 런천미트는 청양고추를 볶던 프라이팬에 그대로 썰어 넣어서 매운맛을 살짝 입히려고 노력했고, 한 면을 구운 다음 뒤집고 후추를 올렸습니다.


햄은 구우니 짠맛이 굉장히 올라오네요. 역시 햄... 밥에 간을 안하길 잘했습니다. 그리고 청양고추는 술안주로는 확실히 별로더라고요. 특히 와인안주로는 심히 별로입니다 ㅋㅋ



와인은 S.C 기야르 쥬브리 샹베르땡 비에이 비뉴 르니아르 2014 빈티지(S.C Guillard Gebrey-Chambertin Vieille Vignes Reniard 2014) 입니다.


[와인서쳐 해평가 45,883원]


잔에서는 루비 색, 전형적인 영빈 부르고뉴 피노 누아의 색상보다는 살짝 진하면서 림에서는 오렌지일지 호박색일지 모를 노란 빛깔이 살며시 감돕니다. 향에서는 산미감이 지배적이고 금속질의 미네랄리티가 꽤 강하게 느껴지네요.


가죽향, 풍선껌향이 가볍게 맴돌면서, 묘하게도 어린 시절 놀던 놀이터의 울타리에 피어있던 장미덩굴들이 떠오릅니다.


입 안에서는 특유의 고릿하고 녹진한 감각이 오래간만에 마시는 부르고뉴 피노 누아라는 즐거움을 주고, 동시에 수분감이 꽤 없어서 말라가는 연못의 느낌이 납니다. 고목에서 나온 것이라 그럴까요? 점차 스모키한 느낌과 여러 베리류의 과육 느낌이 같이 올라오지만 단맛은 강하지 않고, 산미가 계속 남아 있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귤맛? 같은 과일의 산미가 치고 올라오면서 짭짤하고 비릿한 피비린내 같은 미네랄리티가 올라오고, 가죽과 마른흙의 느낌이 있습니다.


목넘김이 좋았다면 무난하게 마음에 들었을 텐데, 목 뒤에서 목젖을 잡아채듯 턱 하고 걸리는 느낌이 아쉬움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