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nz의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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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회사 회식으로 와인을 마셨지만, 계속 서브하느라 기억이 나지 않는 관계로 집에 와서 따로 마신 와인을 포스팅할까 합니다. 따흐흙 내 와인들...아쉽습니다 ㅠ_ㅜ



오늘 마신 와인은 샤또 부스까세 2009 빈티지(Chateau Bouscasse 2009) 입니다.


달큰한 초콜릿 향기와, 동시에 쌉쌀하면서 절대 달지 않아! 라고 외치는듯한 허브향이 감돕니다. 강렬하면서 새초롬한 시트러스 뉘앙스는 나는 절대 신대륙 와인이 아니다! 라고 어필하는 귀여운 소녀의 이미지를 연상케 합니다. 잘 손질한 이탈리아 산 가죽 벨트마냥 처음 착용하는 허리에 버벅이면서도, 동네 싸구려 인조가죽에 대지 말라고 외치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뒤이은 풍만한 초콜릿 뉘앙스와 코를 찌르는 허브향은 프랑스!를 외치게 만듭니다. 그러면서도 아직 잘 영글지 않은 사이사이의 구멍, 동그란 구멍이 뚫린 신논현역의 그 건물을 연상케 하네요.


입안에서는 세상 부드럽고 또 가볍게 넘어가지만, 혀뿌리 끝자락에서 혹은 목구멍 초입에서 잡아채듯 뒤이은 타닌감이 살짝 인상을 찌푸릴만 하면서도, 또 그 정도 수준은 아니라는 듯 입 안에서 아까 지나갔던 시트러스함으로 인해 자극받은 침샘이 침을 고이게 합니다. 마치 좋아한다고 힘차게 고백한 건 참 남자다운데...그 장소가 하필이면, 둘이 같이 청소 순번이 맞아서 만날 수 있었던 학교 뒷편 쓰레기장 같은 느낌이예요. 순진무구한 소년의 기개가 엿보이지만 타이밍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았을 걸... 손에 왜 파란 색 쓰레기통은 들고 있니... 싶은 아쉬움이 감돕니다.


문제는, 그런 상황임에도 상대방(저)은 아쉽긴 하지만 오케이.. 라고 마음에 들었다는 거겠죠. 다만 이 상황보다는 조금 더 로맨틱할 수 있었잖아? 라고 놀림거리는 되겠습니다.


목젖을 움켜쥐듯 하는 타닌감은 아무래도 풀리지 않지만, 그래도 혀를 피아노 건반마냥 가볍게 누르며 지나치는 청순함은 이 와인의 강점이라 하겠습니다. 


살짝 지나니 타닌감은 그새 가라앉고(최소 1시간 이상. 12도 항온의 셀러에서 꺼내서 바로 딴 기준입니다.) 하지만 살짝 남아는 있고, 아까의 동글동글 구멍은 어느 새 물이라도 탄 듯한 허허로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까의 청순함은 오히려 백치미가 아니었나 싶어서 아쉽네요.듬직하고 두둑한 안주(두툼한 사이즈의 트러플 감자튀김이라던가, 돼지고기 스테이크라던가)가 필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