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nz의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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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는 네이버 영화입니다.]

 

아마 2014년 11월 12일 현재 한국에서 가장 핫(Hot)한 영화를 고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대다수가 이 영화를 고를 겁니다. 네. 그래서 봤습니다. 러버덕(Lover 아닙니다. River는 더더욱 아닙니다. Rubber 입니다.) 을 보러 간 차에, 왠지 무너질 것 같이 보는 사람도 불안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건물인 롯데월드타워 옆 롯데월드몰 에서 보고 왔습니다. 사실 598석의 위용을 자랑하는(기네스 북에도 등재되었다고 합니다.) 상영관에서 보고 싶었지만 매진 혹은 맨 앞자리만 있는 현실애 개탄하면서...

 

그냥 맨 앞자리에서 봤습니다.(응?)

 

혹여라도 제 포스팅에서 스포일링을 기대하시는 분은 없겠지만, 기존의 영화 포스팅에서도 전 절대로 스포일링을 하려 들지 않았습니다.(영화를 보고 제 글을 보신 분이라면 스포일러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 분이 영화를 보셔서 그런 걸 겁니다.) 적어도, 대놓고 스포일링하려고 글을 쓰지는 않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영화와 관련 없는 부분은 스포일링을 해도 되겠죠? 맨 처음. 저는 롯데시네마 에서 시청하였으니 그 특유의 부서지는 로켓(롯데시네마 라는 글자를 부각시키는 건 좋은데, 요즘은 왜 자꾸 그 앞부분이 롯데월드타워를 연상하게 하는지 모르겠네요.)이 사라지고 나서 워너브라더즈, 파라마운트 사 등등 관련 회사들이 나오는 그 장면에서부터...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그 특유의 올드 필름 같은 질감을 보는 순간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가 떠오른 건 비단 이 블로그에서의 첫 영화 포스팅이어서만은 아닐 겁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본인마저도 인정했다시피 자신의 영화에는 수많은 오마쥬가 들어 있다는 것을, 그 질감에서부터 깨달을 수 있었으니까요. 영화 보고 나오면서도 여자친구에게 [이거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닮았다] 라고 했으니, 아마 지난 일요일에 롯데시네마에 계셨던 분이면 그렇게 이야기했던 저를 아시는 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적 기법은, 음...훌륭합니다. 단, 무의식적인 오마쥬가 있어서 그리하였을지 혹은 감독이 CG를 기피하는 성향이어서 그리하였는지, 실제로 그렇게 훌륭하게 처리된 영상은 아닙니다. 물론 여기에는 영화 설정상으로 그리 최신의 장비들이 존재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전반적으로는 참 아기자기합니다. 심지어 어떤 장면에서는, 군대에서의 추억도 떠오르더라고요. 참고로 전 공군으로 복무했으며, 생산된 지 30년쯤 지난 F-4E 팬텀기의 정밀폭격장치(PAVE SPIKE, PAVE TACK)를 정비했었습니다. 회색 빛 덩어리진 장치들이 향수에 어리더군요.

 

블랙홀이라는 것이 과연 트레일러 영상 중 하나에서처럼 그렇게 빛을 뿜어낼 수 있느냐를 가지고 갑론을박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거기에는 두 가지 답변이 가능합니다. 하나는 블랙홀이라는 개념 자체가 [고중력에 의한 차원공간의 휘어짐] 이라고 생각할 경우, 그 휘어짐의 경계에서는 빛이 안 보인다는 것이 이상하겠지요. 마치 개기일식처럼 테두리에서는 빛을 보는 것이 가능할 겁니다. 아울러 블랙홀의 원천이 되었던 항성의 자전방향에 따라 빛무리가 생기는 것도 나름 합리적입니다. 또 다른 답변은 [애당초 말이 안 되는 것을 말이 되게 표현한 한계] 라고 볼 수도 있죠. 일단 영화상으로 우리 눈에 들어오는 건 가시광선의 영역인데, 블랙홀(의 테두리)에서 보이는 빛을 가시광선 레벨로 볼만큼 되려면(심지어 주인공이 휘말려드는 장면까지 실시간으로) 어디 북두신권 짤방도 아니고, [넌 이미 죽어있다] 정도이지 않을까 합니다. 전파망원경으로나 겨우 연 단위에 걸쳐서 관측이 가능할만한 영역을 초 단위로 영상화하려니 나타나는 한계이지 않을까요.

 

위의 캡쳐에도 있지만, 희한하게 일반인 평점은 좋은데 전문가 평점은 낮은 걸 볼 수 있는데, 그건 큰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놀란 감독은 자기가 표현하고 싶어한 것을 잘 표현했고, 우리는 거기에서 즐거움을 느끼면 되는 거지 굳이 평점이 높네 낮으네, 말이 되네 안 되네로 싸울 필요가 있을까요? 애당초 말이 안 된다고 트집을 잡을 거면 배트맨에서부터 잡을 수도, 인셉션에서도 충히 가능했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영화 포스터에 쓰여 있는 문장을 옮겨보겠습니다.

 

"우린 답을 찾을 거야. 늘 그랬듯이."

 

하드 SF라는 틀을 빌려서 휴먼드라마를 촬영한 크리스토퍼 놀란이 이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가 이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본주의의 끝을 향해 치닫는 듯한 경제여건과 정치상황, 환경오염과 에볼라 바이러스 등 시시각각 인류의 안전과 정서적 건강이 위협받는 현실에서, 사람들의 성격마저 점차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로 뻗어 가고 모두의 심리적 바운더리는 점차 좁아져만 갑니다. 안노 히데아키가 심리적 바운더리가 극한으로 축소된(이카리 신지), 혹은 선천적으로 없는(아야나미 레이) 캐릭터를 통해서 인류를 보완하겠다는(모두를 하나로 하여, 심리적 바운더리가 필요 없는 세상) 것으로 디스토피아적 미래에 대한 답안을 제시했다면, 크리스토퍼 놀란은 [인류가 늘 그래왔듯이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답을 찾을 거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답안으로 제시합니다. 설령 그것이 5차원을 다룰 수 있는 지성적 존재라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 를 통한 것일지라도, 그만큼 허구적이고 우연적으로 보이는 것일지라도, 인류에게는 그러한 것이 있을 거라는 데에서 답안을 찾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영화의 전개와 결말이 허무맹랑해 보이고, SF 팬들로부터 공격받을 만한 결말일지라도, 이 영화를 보고 난 사람들에게는 감동으로 남는 것입니다. 영상적 아름다움이라는 기술적 측면에서만이라면 누구라도, 충분한 시간과 예산이 주어진다면(물론 저 같은 문외한에게는 적어도 몇백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져야 하겠지만요) 만들 수 있는 그러한 부분때문만이 아니라, 영화를 보고 난 사람들에게 [인셉션과는 다른 무언가의 안도감과 후련함] 을 주기 때문입니다.

 

멋진 영화입니다. 꼭 아이맥스로 봐라, 필름으로 봐라 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한 번쯤은 볼 만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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